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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빈 밑동[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형진 창밖에 펼쳐진 하늘이 아스라하다.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아 물결 잃은 대해大海 같다. 앞 동棟 옥상 가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환풍기도 까딱하지 않는다. 그 뒤 뾰족 선 안테나가 쓸쓸하다. 이런 날엔 열 마리도 더 되는 까치 가족이 몰려와 서로 어르는지, 다투는지 한 바탕 옥상을 휘젓다가 약속이나 한듯 안테나 가지에 사뿐히 내려앉았으면 좋으련만... 속이 빈 밑동 김형진 창밖에 펼쳐진 하늘이 아스라하다... 구름 한.. 몇 해 전 몰아친 태풍에 꺾인 중동 북쪽을 향해 구부러져 있다... 태풍이 지나간 뒤 복구요원들이 톱질을 하기에 꺾인 가지를 잘라내는가 했는데 잔가지만 잘라 놓아 그 모양이 옷 다 벗은 늙은이의 삭신 같다... 수령 육백 년이 넘은 전나무 고목이 지난여름 태풍에 부러진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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