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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더운 게 당연하다고? 아니다, 이것은재난 이다[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겨레S] 커버스토리일상 침범한 기후위기여성환경연대 ‘기후변화 심각성’ 조사서 “기후변화 피해” 54.5%온열질환자 전년대비 4배↑ 냉방가전 구매 증가로 기후 악순환곰팡이·침수·누수·해충 공격까지…우리 일상은 이미 ‘기후재난’15일 정오 서울 명동 일대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붉은색으로 보이는 건물과 길의 온도가 사람 체온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한겨레S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작은 빙하 조각 위 위태로운 북극곰, 1년 이상 산불에 시달린 아마존, 기온이 50℃가 넘는 중동지역…. 한국과는, 아니 적어도 나와 내 가족과는 멀게 느껴지는 기후위기, 정말 그럴까.이례적으로 뜨거웠던 지난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4℃로 평년(21.4℃)보다 1℃가 높았다. 6월 기준으로 따지면 기상관측이 전국에서 실시된 1973년 이후 세번째로 높은 수치다. 서울 등 13개 기상관측 지점에선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고작 1℃뿐, 에어컨 온도를 1℃ 더 낮추면 해결되는 일’이라고 무시하기엔 1℃의 무게는 무겁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을 보면, 5월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743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200명보다 4배 가까이 많다. 온열질환으로 숨졌다고 추정되는 사람도 지난해 3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더 길고 세진 폭염은 더 깊은 상흔을 남기고 있다.때 이른 폭염, 이례적으로 긴 장마와 태풍 등 자연이 지속적으로 보내는 경고를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기후위기의 그림자는 이미 일상 곳곳을 파고들었다. 예민한 촉각으로 삶의 전반에서 먼저 기후위기를 느낀 이들이 당신에게 기후 재난 일지를 보냈다.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우리는 이미 기후 재난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 기후 난민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지구 온도 상승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지난달은 이례적으로 ‘뜨거운 6월’이었다. 전국 평균기온은 22.4℃로 평년(21.4℃)보다 1℃가 높았다. 서울 등에선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은 낮 최고기온이 30도였던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습.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당연하다고 여길 수는 없는 폭염“지역은 가뭄 때문에 난리다.”경북의 한 지역에서 문화기획 일을 하는 박은주(가명)씨는 올봄 농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강수 예보에도 비가 내리지 않자, 농부들이 밭에 물을 대야 한다며 강의 불참을 연달아 전해온 탓이다. 박씨는 “마늘·양파밭이 많은 이 지역은 비나 가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었는데, 최근 가뭄 때문에 농부들의 시름이 깊다. 정말 큰일”이라고 말했다.말라가는 남부지역과 달리 중부에 퍼붓는 폭우를 보면, 박씨는 2020년 여름이 생각난다. 당시 역대 최장인 54일 동안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로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8천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거주하던 박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폭우가 일주일가량 쏟아졌을 무렵, 박씨의 집에도 비가 새기 시작했다. 거실 천장 귀퉁이와 안방 창문 쪽 벽지가 젖더니, 이내 곰팡이가 피었다. 그 집에서 6년 동안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끝나지 않는 장마 탓에 누수 공사도 할 수 없었다. 곰팡이는 닦고 또 닦아도, 다시 똬리를 틀었다. 그해 여름, 박씨는 “집도 더 이상 기후위기에서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빨래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라도 없애보고자 찾은 집 근처 코인빨래방에서는 “서글픈 감정”까지 느꼈다. 집에서 쾌적한 세탁이 불가능한 이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박씨는 도시의 삶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터전을 옮겼다.오경은(가명)씨도 2020년 여름 박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초록색 꽃처럼 핀 곰팡이 때문에 비싼 패딩과 장롱 등을 버린 것은 물론, 오랜 장마에 아찔한 상황까지 생겼다. 비에 약해진 빌라 외벽의 벽돌 조각들이 떨어진 것이다. 오씨는 “공사하지 않으면 자칫 사람이 다칠 수 있어 빌라 주민들이 돈을 모아 외벽 공사를 했다. 공사를 맡은 업자에게서 ‘비가 많이 와서 벽돌이 떨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장마 땐 비가 오는 게, 여름은 더운 게 ‘당연’하다고 넘어가기엔 이례적인 일이었다.온도조절 기능이 있는 흙부대집에서 사는 최창열씨는 2018년 여름을 겪은 뒤 에어컨을 설치했다. 최창열씨 제공여성환경연대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기후 재난이 일상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30일~6월12일 설문조사를 벌였다. 성인 126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박씨나 오씨처럼 ‘지난 5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거주 공간의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사람이 54.5%에 이르렀다. 곰팡이 번식 피해를 봤다고 답한 이는 전체 응답자의 30.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물 누수(18.4%), 건물 침수(4.9%), 정전·해충피해 등 기타(0.8%)가 뒤를 이었다.설문 참여자들은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데 동의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평균 4.44점(5점 만점)으로 심각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의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느끼냐’는 질문엔 평균 4.3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매겼다. 온도가 오를 때마다 가전제품을 샀다 뜨거워진 지구만큼 한반도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기상자료개방포털을 보면, 국내 폭염일수는 1973년 일주일에서 2021년 18일로 늘었다. 21세기 후반엔 한해 폭염일수가 22일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2020 폭염 영향 보고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00년엔 한국 연안 지역 해수면이 1미터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 기상청)인간의 활동으로 기후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기후위기가 야기한 생활 속 불편함을 피하려 더 다양한 가전제품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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