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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 방귀·트림, 기후변화 주범이라는데…내 방귀도 온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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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쫌’ 아는 기자들소처럼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 방귀엔 핵심 온실가스 ‘메탄’ 포함게티이미지뱅크A. 맞아요. 사람의 방귀에는 질소와 이산화탄소, 수소,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이 들어 있대요.기후변화 ‘인싸’인 이산화탄소(CO₂)가 온실가스인 건 다들 아시죠. 그런데 질소는 왜 온실가스라 하지 않을까요?한마디로 말하면 분자 구조가 달라서예요. 지구 대기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와 산소는 구조가 단순해 태양의 모든 빛에너지를 거의 흡수하지 않고 통과시켜요. 이산화탄소는 빛에너지 가운데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인데, 분자 구조 때문에 적외선 같은 특정 파장은 잘 흡수할 수 있어요. 그래서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많으면 지구에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가 우주로 되돌아가는 길이 막혀요. 지구가 적절한 온도(평형)를 유지하려면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온 에너지를 다시 우주로 되돌려 보내야 해요.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이를 막고 있으니 지구가 온실 속에 있는 것처럼 뜨거워지는 ‘온실효과’가 생기는 것이죠.전 세계 80억 인구가 방귀를 뀌어대면 이산화탄소가 많아져 온실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기후변화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에요. 아, 참고로 인간 방귀의 냄새는 썩은 달걀 냄새를 풍기는 황화수소 때문이에요.“왜 나만(이산화탄소) 미워하는 거야, 쟨(메탄) 온실효과도 심한데.”하지만 소의 방귀와 트림은 사람의 그것과는 얘기가 달라요. 소처럼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들의 트림과 방귀에는 메탄(CH₄)이 많이 들어 있어요. 메탄의 분자 구조는 이산화탄소보다 에너지를 흡수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예요. 메탄은 중앙에 탄소가 하나 있고, 그 주변에 4개의 수소가 결합된 형태로 돼 있어요. 기체(가스)는 진동을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는데, 메탄은 변화무쌍하게 운동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보다 28배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에너지 스펀지’예요. 소의 방귀와 트림에서 나오는 메탄은 핵심적인 온실가스다. 지난해 메탄 농도 증가율이 곱절 이상 늘어나 양의 되먹임(피드백)이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최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발간한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안면도에서 측정한 우리나라 메탄의 농도가 지난 10년 동안의 증가율보다 약 2.2배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해영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사의 말을 들어볼까요. “메탄의 기원은 소의 트림뿐만 아니라 습지, 벼농사,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메탄 농도는 2006년까지 큰 변화가 없다가 2007년부터 서서히 증가를 하기 시작했어요. 지난해에는 증가율이 급기야 2배 넘게 상승했고요.”그런데 메탄 농도의 급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지구 평균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이 연구사는 이렇게 설명해요.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온이 나타나고 이상기온들이 영구동토층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습지에 포함됐던 메탄이 재방출됐다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어요. 우리가 양의 기후 되먹임(피드백)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지요.” 온실가스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고 기온이 올라가니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이곳에 저장돼 있던 온실가스가 재방출되고 다시 온실가스 농도가 더 올라가고 이상기온이 더 많이 나타나는 ‘악순환’에 들어섰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자연에 저장된 것이 재방출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어요. 우리가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이 효과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지요.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었다면서요?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2020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 가량 줄어들었다는 분석들이 나왔어요. 하지만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줄어들지 않아 지난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어요. 왜 배출량은 감소했는데 농도는 줄어들지 않을까요?한번 배출되면 대기에 아주 오래 체류하는 온실가스 특성 때문이에요. 이산화탄소는 100년, 메탄은 9년 동안 머물러요.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요. 프레온가스로 알려져 있는 염화불화탄소(CFC)의 경우 1989년 몬트리올의정서에서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실제로 감소 효과가 나타난 건 10년 뒤인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프레온가스도 한 번 배출되면 10∼100년 이상을 대기에서 살아요. 프레온가스는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했는데도 효과가 10년 걸린 걸 보면 이산화탄소 7% 줄인 걸로 당장 효과를 보기는 어렵죠. 온실가스를 정말 파격적으로 빨리 줄이지 않으면 그 효과를 실제로 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지요. 메탄은 9년 동안 대기에 머물기 때문에 현 세대에 감축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는 유일한 온실가스입니다.이해영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사가 가스크로마토그래피 기법으로 육불화황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눈에 보이지도 않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찾아내요?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모든 기체가 온실가스이지만, 1997년 체결된 기후변화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에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을 6대 온실가스로 분류했어요. 국립기상과학원의 3개 기후변화감시소에서는 이 가운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육불화황과 프레온가스 3종(CFC-11, 12, 113) 등 모두 7종의 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있어요.감시소는 온실가스가 직접 배출되는 발전소나 공장,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나 3000m 이상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해요. 배출된 온실가스가 충분히 공기에 섞인 뒤에 측정하기 위해서지요. 우리나라 기후변화감시소도 안면도, 제주 고산, 울릉도·독도에 있어요. 감시소에 있는 십수미터의 높은 타워에서 ‘깨끗한’ 공기를 포집해요. 우선 공기에 섞여 있는 수분을 완전히 제거한 뒤 온실가스를 측정해요. 수분을 제거하는 이유는 습도가 3%만 돼도 온실가스 농도가 3∼4ppm 달라지기 때문이에요.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제공.온실가스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크게 가스크로마토그래피 기법과 스펙트로스코피 기법 두가지가 있어요. 가스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은 오래된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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